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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상 탈장 고양이
    카테고리 없음 2021. 8. 31. 04:15

    이번에 오늘 동물병원을 찾은 환자는 아주 어린 환자였습니다. 작년 12월 말에 처음 내원했지만, 그때까지도 불과 3개월 조금 넘는 작은 고양이 환자였습니다. 아직 중성화도 하지 않은 시기였지만, 이미 탈장을 위해 수술을 한 번 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전 병원에서 서혜부에 선천적으로 근육이 없어 탈장이 생기고 외과적인 교정을 시도했는데 근육 결손 부위가 너무 커서 교정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히스토리가 있었습니다. 처음 오늘 동물병원을 찾았을 때는 왼쪽 넙치 다리 쪽으로 탈장된 부분이 확인됐고, 초음파로 확인했을 때 단순히 복강 내 지방이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장이 튀어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내원 첫날의 배뇨 곤란에 관한 방광 결석도 확인되었습니다만, 이 포스팅에서는 외상성 탈장을 중심으로만 설명하겠습니다.
    탈장 부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소장 탈장이 확인되면 바로 응급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탈장(hernia)이 있을 때 탈장된 장기가 탈장의 링(hernia ring)으로 인해 혈액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괴사하면 괴사한 부분을 제거하고 빨리 다시 혈류의 흐름을 회복시켜야 하므로 응급수술이 필요하지만 오히려 탈장부위가 넓고 탈장과 관련된 임상증상이 없다면 서둘러 수술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장이 복강 내에서 넙치의 다리 쪽 피부 아래로 튀어 나온 것이 확인되었으나 소화기 증상은 전혀 확인되지 않았고 내원 전에도 이미 탈장에 관해서는 임상증상이 없었기 때문에 응급수술을 급히 해야 할 환자는 아니었습니다.

    이 환자의 히스토리를 잠깐 돌이켜보면 보호자 분이 길에 있던 아이를 구조한 것이고, 처음 구조를 했을 때는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병원에 바로 입원시켰다고 하셨습니다. 처음 구조가 되었을 때는 간의 수치가 높고 탈수가 매우 심했다고 합니다. 알고 보니 카라에 환자 이야기를 보호자분이 올려주셨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들어 보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서 보호자 분이 아이를 구조해 주신 것 같습니다.

    자동차와 사람의 왕래가 많은 도로를 따라 힘없이 지내던 2개월 된 새끼 고양이 토란의 구조 이야기입니다.www.ekara.org 어쨌든 (아이 상태가 안정적이고 보호자 사정으로) 당장 수술을 할 수 없어 조금 시간을 두고 처음 아이를 만난 지 두 달 정도 지난 3월 2일 탈장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병원에서 탈장교정을 시도했지만 하지 못한 히스토리가 있고, 선천적인 근육결손 이야기까지 들었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하고 수술에 임하게 되었습니다. 탈장은 대부분의 경우 특별한 보형물 없이 봉합만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결손 부위가 정말 크면 메쉬(mesh)를 대어 복벽에 너무 많은 장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합니다. 미리 메쉬도 준비해두고 수술을 시작했습니다. 포스팅에서는 탈장에 대한 이야기만 있지만 중성화 수술과 탈장 교정술, 방광 결석 제거 수술을 동시에 하는 큰 수술이었습니다.

    환자의 좌측 하복부하에게 복벽결손 부위가 확인됩니다. 결손 부위에서 너머로 보이는 건 뒷다리 근육입니다보통 허벅지 안쪽에 탈장이 있는 경우 수의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은 서혜부탈장(inguinal hernia)입니다. 그러나 이 환자의 경우 서혜부에도 약간의 지방탈장이 있었는데, 장이 허벅지 안쪽으로 튀어나오게 된 큰 이유는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복벽 결손 부위 때문이었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인 근육 결손이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태어날 때부터 양쪽 결손이 아닌 왼쪽에만 결손이 있고, 히스토리 상에서 처음 구조했을 때 간의 수치가 크게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더욱 의심스러운 것은 선천적인 근육 결손보다 외상에 의한 복벽 파열이었습니다. 외상이 있어서 근육에 손상을 입는 경우 간에는 특별한 손상이 없어도 간의 수치인 ALT가 크게 올라갈 수 있는데(ALT는 근육으로도 만들어지는 효소이므로 간은 괜찮아도 외상으로 근육에 손상을 입으면 ALT 수치가 올라갑니다) 그런 경우가 아닌가 의심되었습니다.

    (사족이지만 수술 후 학부모님이 기고한 카라포스팅 글을 보았습니다. 당시 사진을 보면 탈장 부위에 큰 멍이 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만, 아마 외무장관의 가능성을 더 높이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전 병원에서는 구조 당시 환자 사진의 원인이 어떻든 결손 부분이 컸습니다만, 봉합을 했을 때 장력이 크게 가해지는 부위가 아니라 결손 부위를 봉합사로 봉합했습니다.
    결손 부위를 봉합한 사진 탈장을 바로잡는 수술을 할 때, 2가지 방법으로 수술할 수 있습니다. 탈장 부위의 위를 절개하고 밖에서 안에 탈장된 장기를 밀어넣는 방법이 있고 개복하고 복벽의 안쪽에서 탈장한 장기를 빼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어떤 수술법을 선택할지는 수의사의 재량이지만, 결손 부위가 좁고 혈관을 조이기 때문에 혈류의 흐름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거나 결손 부위가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는 복강 안에서 접근하는 방법이 선호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중성화와 방광 결석 때문에 개복해야 하는 경우에서 결손 부위가 크고 복원하지 못했다는 사연이 있어서 보다 확실하게 안쪽에서 접근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그래서 절개 면이 크게 불거졌지만, 밖으로부터 접근보다는 보다 쉽게 복벽의 결손 부분을 복원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처음부터 걱정한 것과 달리, 메시를 달 필요 없다, 탈장을 교정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탈장 부위가 큰 경우에 사용하는 메시는 인공적인 보형물이기 때문에 복벽에 고정하는 경우 감염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복벽에 장력이 강하게 걸리지 않도록 돕는다는 면에서는 탁월하지만 어쨌든 인공적이라는 단점 때문에 가능하면 메시를 사용하지 않고 탈장을 교정하는 것이 메시를 사용하는 것보다 낫습니다.(비용적인 면에서도 메시는 비싸서, 메시 없이 수술을 하는 편이 좋습니다.)

    최근 JFMS(Journal of Feline Medicine and Surgery)에서는 리뷰 논문에서 외상으로 복벽이 파열된 경우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에 대한 내용이 게재되었습니다. 복벽 결손이 확인됐다고 해도 곧바로 수술하기를 추천하기 때문이 아니라 먼저 환자의 전신 상태를 평가하고 생명에 직결되는 문제가 있으면 이를 먼저 교정하고 그 후 물리적인 결손 부위를 교정하기를 권하는 내용이 다시 검토되었습니다.

    환자는 수술 후 진통관리와 (방광결석수술을 위해) 배뇨 여부를 확인한 후 다음날 퇴원하여 수술 후 2주차가 되었을 때 봉합을 제거하였습니다. 6개월도 안 돼서 수술을 두 번이나 한 환자라 몇 안 되는 묘생을 굉장히 파란만장하게 보냈는데 수술 예후도 좋고 좋은 학부모님을 만나 앞으로의 묘생에 꽃길만 있는 것 같아서... 의료진도 보람을 느꼈다고 할까요? 앞으로는 또 몸에 칼부림 없이 평생 꽃길... 아니, 망사만 걸으세요서울특별시 성동구 왕십리로 104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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